젊은 심지하는 고소의 수방에 찾아가 소란에게 양면수를 배운다. 두 사람은 오래도록 방치된 연꽃 무늬의 옛 수를 함께 꺼내 바늘길과 배색 속의 이치를 하나씩 풀어낸다. 실을 나누고 물결의 색 단계를 조율하는 것에서부터 복도 아래에서 자연광을 빌려 명암을 맞추는 것까지, 심지하는 빠름만 좇던 마음을 서서히 벗어놓는다. 스승과 제자는 앞뒷면의 바늘 자국과 여백을 거듭 다듬으며 실제 풍경에 따라 색을 취하고 억지로 모든 틈을 채우지 않음을 깨닫는다. 연꽃과 물결의 수가 완성되어 액자에 담기자, 심지하는 남아 깊이 파고들기로 결심하고 소란은 새 하얀 수틀을 건넨다. 두 사람은 한 땀으로 붓을 대듯 강남 자수의 느린 수행을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