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동 PC방. 선풍기 소리가 사람 목소리보다 정직하다. 카운터 뒤 여자는 교대로 웃고, 남 사장은 열쇠와 근무표를 같은 손에 쥔다. 누군가는 몸을 야근으로 쓰고, 누군가는 목격을 약점으로 쓴다. 옆문은 한 줄만 열린 채 — “오늘 밤, 네 집에 돌아갈 거야?” 안태현은 그저 손님이었다. 하지만 손님이 창고 안의 불빛을 본 순간, 더는 손님이 아니다. 가게는 아직 켜져 있다. 켜져 있는 것은, 언제나 화면만이 아니다.